고정관념의 전복- 장화홍련의 컨셉과 스타일

장화홍련은  엄청 혼란을 주는 영화입니다. 이런 혼란을 주는 영화를 볼 때는 과연 감독이 이런 혼란을 줄만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있었으며 그 말하고자 하는 것을 말하기 위한 스타일의 일관성을 지키고 있는가를 분석해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산낙지님의 결론은 시점의 문제나 기타 등등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김지운 감독이 그렇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산낙지님이 놓치신 것이 하나 있다고 생각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감독이 무엇을 말하기 위해 이런 혼란스런 영화를 만들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제기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저 관객에게 공포감을 주는 상업영화를 찍기 위해? 그럴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다 보니 관객에게 새디스트가 되기 위해 더 자극적인 장면을 만들게되고 그러다 보니 사기까지 치게 되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 이 영화를 통해 감독은 무엇을 말하고자 했을까요? 거기에 한번 의문을 던져봅시다.

우선 장화홍련 이야기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그 고정관념은 집안에 있어서 모든 비극의 원인은 계모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이 계모에 대한 우리의 부정적 인식은 지금까지도 존재합니다. 장화홍련의 이야기에 있어 계모는 비극과 자식살해라는 완전범죄의 실현자입니다. 그것은 완전범죄였기에 장화와 홍련의 귀신이 나타나서야 범죄자의진실이 드러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귀신이 되어서야 해결이 되는 범죄일 만큼 계모라는 존재가 되려고 하는 것 자체가 부도덕하며 범죄적이고 악마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고정관념이 이미 우리에게는 있습니다.

김지운의 영화 장화홍련은 앞의 계모에 대한 이런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부수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비극의 원인이 계모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큰 딸 장화에게 있을 수도 있다는 것에서 시작되는 영화이지요.

감독은 장화에게 있을 수도 있다가 아니라 장화에게 있다라고 결정하고 이영화를 만든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하여 이 영화의 전부가 장화의 망상(산낙지님의 언어로 정의한다면)에 해당합니다. 장화가 망상을 만들어 내는 이유는 계모가 모든 비극의 원인이었다는 사실왜곡을 하기 위한 것이고, 그것을 정당화만들기 위한 과정으로서의 과거 기술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장화홍련의 장면의 감독은 김지운 감독이 아니라 영화속의 장화인 수미인 것이지요. 그렇게 되면 카메라의 시점은 수미의 것에서 다른 사람의 것으로 제3의 시점으로 다 될 수 있게 됩니다.

관객이 이 영화에서 혼란을 느끼게 되는 이유는 우리가 알고 있는 한, 한 집안의 비극의 원인이 착하고 착한 딸 장화에 의해서 일어날 수 있다라는 생각을 조금도 못하고 있다는 한계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엄마의 자살이나 죽음의 원인이 장화에게 있으며, 동생 홍련의 죽음마져도 장화에게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녀가 아버지를 병적으로 사랑한 나머지 어머니와 동생 모두를 죽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영화속에 아버지는 죄의식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는 것으로 그려집니다. 장화의 시각에서 보면 당연하지요. 모두 아버지를 향한 자기가 저지른 일이니까 그 죄를 아버지에게 덮어씌울 수는 없겠지요.

결국 이 영화는 범죄를 저지른, 혹은 범죄적 비극 상황을 만들어낸 범인인 자신이 자신의 죄를 숨기고 그 죄를 계모에게 뒤집어 씌우기 위해 만들어낸 장화의 역사왜곡에 해당하는 겁니다. 장화의 망상 속에서도 계모는 아버지와 결혼한 관계가 아니었죠? 그저 아버지의 동료의사의 한사람이었을 수 있습니다. 그 여자에게 자신의 죄를 덮어씌우기 위해 그녀를 아버지를 사랑한 계모로 만들어 버린 것이지요. 그게 장화의 망상의 정도라고 김지운 감독은 그려내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혼란은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려고 하는 감독의 영화컨셉을 포착하지 못함으로서 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 만큼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깨면서 영화를 보기란 쉽지 않은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저 감독이 하고 싶은 말.. 범인은 장화인데 우리는 모두 계모로 속고 살고 있다. 그런 거짓말이 왜 생겼는지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 김지운감독이 이런 말을 하지 않았지만, 저는 김감독이 그말을 하고 싶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미국은 정말 나쁜 나라인데, 우린 구세주의 나라라고 믿고 살았습니다, 미국은 장화처럼 정말 나쁜 나라인데 말입니다. 그런 나쁜 나라가 어떻게 우리에게 좋은 구세주의 나라로 우리가 믿게 되었을까요? 우리는 장화 홍련과 같은 동화속 이야기에 속아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닐까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게 이 영화의 컨셉으로 보여지며, 그러다 보니 영화 스타일이 혼란을 주고 사기를 친 것으로 보이는 게 아닐까요.

식스센스보다 한 댓배는 좋고 잘만든 영화가 잘못 해석되는것 같아서 두서없이 한말씀 썼습니다.

글도 잘 안쓰는 와이드샷이....

2004-09-21 http://kunstbar.org/

by 와이드샷 | 2007/07/16 19:10 | 영화이야기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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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은신처 at 2007/07/21 01:57
아 정말 글 잘 읽었습니다. 옳은 지적입니다. 저는 두 번보고서야 영화의 본래 의도를 깨달았답니다^ ^;;; 그렇게 깨닫고 나니까 영화의 디테일들이 다 맞아떨어져서... 소름이 쫙 끼치더군여. 무섭고도 슬픈 영화...! 아직도 저는 최근에 본 울 나라 공포영화 중 장화, 홍련이 최고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와이드샷님 여기 스킨은 바스키아님의 그림 아닙니까? +ㅠ+ 그쵸그쵸?
Commented by 지나가던 at 2007/07/24 10:31
네 바스키아 그림 맞습니다. ^^
Commented by chaepark at 2008/07/26 19:42
와.. 정말 제가 찾고싶어하던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ㅠㅠ 제가 4년인가 3년째 장화홍련팬인데..
새로운 글들을 찾다가 들렸네요.^^ 잘보고갑니다
Commented by 와이드샷 at 2008/08/05 15:01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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